본론

2020.01.13(월) TWYCC

대만 현장답사는 TWYCC(Taiwan Youth Climate Coalition)과의 만남으로 시작됐다.
각자의 전공에 대한 이야기 보다 ‘기후변화’라는 공통된 주제로 대만의 청년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 현재 ‘기후 위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대만의 청년들은 기후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단지 청년층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는 국민적 관심이 있는가를 물었고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농작물 피해를 겪어 연령과 상관 없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기후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기후변화보다 미세먼지 등 눈앞에 보이는 환경문제에만 관심을 가지는 우리나라와 달리 대만은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까지 관심을 가진다는 생각이 드는 일정이었다.

2020.01.14(화) 린즈룬 행정원 부국장

대만 답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린즈룬 부국장과의 만남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던 대만 현장답사의 걱정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언어의 장벽 이였고, 두 번째는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었다.

통역가 분이 에너지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지 않아 뜻이 제대로 전해질까에 대한 우려와 일정 대부분이 각 단체의 대표나 그에 상응하는 지위를 가진 분들이 많아 솔직하고 비판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였다.

린즈룬 부국장은 대학의 교수로서의 분석과 비판적 시각보다 행정원의 부국장으로서 대만의 에너지전환을 홍보하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국민투표라는 정치체제에 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사전에 대만에 대해 조사하였을 때 국민투표가 우리나라에 청와대 국민청원과 비슷한 역할과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린즈룬 부국장은 국민투표를 거듭하여 언급하며 강조했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국민투표에 대한 이야기는 “국민투표를 민진당의 지지기반을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국민투표라는 제도와 대만 국민정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에 답답함을 떨치기 어려운 강의였다. 많은 의문을 남긴 강연이었지만 ‘컨트롤 타워’라는 차이와 핵폐기물 처리비용에 따른 우리나라 원자력발전단가 재산출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MOEA(Bureau of Energy Ministry of Economic Affairs)

MOEA에서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정부의 책임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대만에서는 EIA와 sight선정을 국가차원에서 진행하기에 기업의 부담이 줄어든다. 그 결과 기업은 EIA 통과에 소모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어 풍력발전단지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 점은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배워야 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웠던 점은 프론티어의 강연들이 주민소통과 정부부처간 소통을 강조한 내용이 많았고, 대부분의 팀이 ‘주민수용성’에 초점을 맞춰 솔루션을 제안한 만큼 MOEA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우고 싶은 바람이 컸다. 하지만 일정 관계상 MOEA에서 ‘소통’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몸으로 부딪힌 현장의 경험을 듣지 못한 아쉬움이 남은 일정이었다.

또한 피해보상 기준 및 대부분의 기준을 영국에서 따왔는데, 양 국의 상황이 비슷하다고 해도 완전히 같은 국가는 없다. 과연 영국의 기준을 참고한 것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대만의 지진이나 태풍은 유럽보다 심할 텐데 단순적용만으로 해결하려는 느낌이 강했다. 피해보상기준 또한 영국의 것을 그대로 가져와 대만의 실정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부분도 장기적 관점이 아닌 건설기간에 국한된 단기적 관점인 점도 아쉬웠다.

2020.01.15 홍선한 국회의원 당선자

홍선한 국회의원 당선자와의 만남은 ‘국민투표’에 대한 의문을 해소시켜주었다.

전날 린즈룬 부국장의 강연을 듣고 나서 국민투표의 의의와 신뢰성, 실효성 등에 대한 의문이 떠나지 않았었다. 국력낭비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차치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는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심 또한 들었다. 투표를 하는 국민이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가, 특정 정당의 정책만을 지지하지 않는가 등 불확정 요소가 너무 많다고 생각되었다.

이러한 의문을 홍선한 당선자가 해소시켜줬다. 국민투표가 국민을 대표할 수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아니라는 답변 한 마디가 이번 대만 답사 중 가장 솔직하고 시원한 한마디였다.

언론교육에 대한 부분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대만과 우리나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분야에 무지한 언론은 각자의 프레임에 맞춰 가짜 뉴스를 쏟아내고 오류가 발견되어도 정정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만은 달랐다. 언론인들을 한데 모아 에너지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만정부가 에너지 전환을 향해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Tai Power(대만전력공사)

대만전력공사에서는 형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자세한 이야기는 숨기는 듯 했다.

우리에게 보여줄 수 없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과연 대만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현실성 있는 정책일까? 정부의 확고한 의지는 알겠으나 다소 무리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생각했다. 태양광을 예로 들면 패널의 수명이 다한 이후 폐기물 문제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준비가 되어있지만 우리에게 공개할 수 없는 정보였을 수 있겠지만 질문시간에 주고 받은 이야기만 가지고는 실현 가능한 목표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2020.01.16 Formosa1 & SWE(Swancor Renewable Energy co.)

시간이 30분으로 한정되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기업의 인식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기업의 입장에서 정부에게 바라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기업이 책임져야 할 일이지 정부에게 바랄 부분이 아니다. 우리의 책임이다.”라는 말에서 기업의 인식과 태도가 정부의 방향과 같을 때 얼마나 빠른 속도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가 깨달은 시간이었다.

CS WIND

CS WIND와의 만남은 LCR의 한계점을 짚어 볼 수 있었다.

대만은 자국의 기술력 향상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 발전단지 건설에 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기업이 철수하면 대만 자체 기술로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만보다 기술력이 우수한 해외기업도 많고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도 많다.

2020.01.17 GCAA(Green Citizens’ Action Alliance)

가장 큰 기대를 한 일정인 만큼 시간제약의 아쉬움이 컸다.

우리의 솔루션을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평가 받고 상용화를 위한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을 기대했지만 일정 상 서로의 솔루션을 간략하게만 듣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적었음에 많은 아쉬움을 남긴 일정이었다. 대만 학생들의 솔루션을 듣고 느낀 점은 우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상용화를 위한 단계까지 준비했다는 것이다. 발표내용 중 하나였던 컵홀더를 다음날 길거리에서 마주했을 때 솔루션의 상용화를 위해 정말 많은 준비를 하였고, 나아가고 있는 것을 체감했다.

다음 프론티어는 솔루션 상용화까지 경험할 수 있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생각했다.

대만 학생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있었다면... 이라는 아쉬움이 다시 한번 들었다.

결론

대만 현장답사를 통해 느낀 점은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그로 인한 ‘명확한 프로세스’의 중요성이다. 대만은 모든 것이 명확했다. 정부는 에너지 전환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향해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었고 기업과 언론도 정부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프론티어 활동을 하면서 마주한 가장 큰 문제는 ‘주민 수용성’이었다. 소통의 부재로 인해 그 누구도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가짜 뉴스로 인한 확증편향, 주민들의 연령 등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결국은 ‘재생에너지가 왜 필요한가’에 대한 이해부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만은 달랐다. 국민들은 기후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으며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었다. 그렇기에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금전적인 사항 외에 없었고, 금전적 요구 또한 정부 측의 명확한 프로세스와 보상기준에 의해 빠른 속도로 해결 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확보가 느려지는 까닭은 의지를 상실한 정부와 완벽한 기술을 확보하고 움직이고자 하는 태도라 생각한다.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다. 아니, 이미 늦었다. 그러니 지금 당장이라도 재생에너지를 향해 달려나가야 된다.

우리의 문제를 인정하고 정확한 분석을 통해 명확한 목표로 달려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