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답사개인결과물] 유유리-현장에 담긴 이야기

작성자: yuri8050 - 2021.02.10

보령 현장답사: 현장에 담긴 이야기

 

우리 팀은 2월 1일부터 3일까지 총 2박 3일간 현장답사를 다녀왔다. 서로의 교통편과 시간을 고려하여 각각 2명씩 보령팀(유정, 유리)과 당진팀(지원, 소정)으로 나눠 답사를 진행했다.

 

Day 1

1. 보령의 처음과 끝을 함께한 대천역 / 2. 지부장님들과의 인터뷰 후 기념사진

보령에 도착하자마자 한전산업개발 보령/신보령발전 지부장님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일정이었는데 대천역까지 지부장님들이 마중나와 주셔서 함께 근처 카페로 이동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현장답사인 만큼 발전소 견학도 해보고 싶었는데 현재는 상황상 견학이 불가해 아쉽지만 멀리서 굴뚝만 보게되었다. 이미 현장답사 전 인터뷰를 몇 차례 진행했었지만 현장 인터뷰는 처음이라 뭔가 걱정 반 설렘 반이었었는데 인터뷰를 하다보니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모든 인터뷰를 통틀어 가장 오래 진행한 인터뷰가 되었다. 아무래도 당장 폐쇄까지 5년도 채 남지 않은 보령 5,6호기에서 근무 중이시기도 하고 가장 가까이서 일자리 문제를 체감하고 있는 분들이셔서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해주신 것 같다.

인터뷰 전 데스크리서치를 하며 지난 달 <한겨레>기사에 실렸던 지부장님들의 인터뷰를 읽었었는데 기사를 읽으며 생각했던 것보다 비정규직 노동자분들과 보령시의 상황이 안좋아 보였고, 더욱 직접적으로 와닿았다. 지부장님들께선 “에너지 전환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안엔 지역경제, 일자리 문제가 있어 ‘대책’이 있을 때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셨다. 화력발전 노동자이시지만 보령의 시민이시기도 한 만큼 보령의 지역경제가 죽는 문제를 많이 걱정하고 계셨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주제를 좁히기 위해 일자리 문제에만 초점을 맞췄었는데 인터뷰를 하다보니 결국 일자리 문제와 지역경제 문제는 서로 얽혀있는 문제라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분들의 경우 “노조활동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최대 사안인 정규직화 이슈에 관심이 몰려있는 상태다.”라고 하셨다. 현재 당장은 노동계에서 정규직화가 더 큰 문제로 다가오는 만큼 탈석탄 관련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노동계 내에서도 탈석탄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가장 강조하셨던 것은 ‘정부의 관심’과 ‘선취업 후교육’이었다. 직무교육을 통한 재생에너지 산업으로의 업무 전환, 재교육 프로그램 모두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우선 일자리가 보장된 상태여야, 안정성이 보장된 상태여야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 말씀도 십분 이해하고 공감했지만, 이윤의 극대화가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인 기업들이 이에 얼마나 동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들었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지원이 필요해 보였다. 정부에서 노동계에 귀를 더 기울이고 노동자분들이 어떤 일자리로 전환될 수 있는지, 어떤 지원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 수립 및 고지하며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필요한 것 같다. 

 

Day 2

보령시청 앞

둘째날에는 보령시청 지역경제과 에너지전환대응 TF팀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원래는 같은 TF팀 소속이신 주무관님과 컨택을 했어서 주무관님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갔었는데 팀장님께서 정의로운 전환에 관해 더 오래 관심을 가지고 업무를 하고 계셨어서 팀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에너지전환포럼에도 관심을 가지고 계셨다며 반갑게 맞아주셨다.

충남지역에서 가장 석탄화력발전 폐쇄시기가 가까운 지역인만큼 보령시 차원에서의 고민과 대책 및 계획을 듣고자 이에 관련한 질문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전 예상했던 것보다 보령시에서 석탄화력 폐쇄에 대해 많은 관심과 위기의식을 가지고 계획을 수립하고 있었다. 특히 이번 달 보령시 인구가 10만 마지노선이 무너지면서 인구 급감과 지역경제의 타격이 바로 직면한 현실로 다가와 많은 고민을 하고 계셨다. 보령은 과거 탄광을 폐쇄할 때 발표된 감소치보다 훨씬 많은 인구가 감소하여 지역경제가 쇠퇴했었던 경험이 있어 더욱 위기의식이 클 수밖에 없었다. 22년을 보령방문의 해로 지정하기도 했고 머드축제로 유명한만큼 관광업을 더 육성시킬 순 없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관광업은 경기상황에 따라 유동성과 받는 타격이 너무 큰 산업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하셨다.

이에 따라 보령시에서는 크게 두 가지 신산업을 유치하려고 하고 있었다. 첫번째는 ‘해상풍력’으로, 오천면 앞바다에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여 지역경제 침체를 극복하고 보령형 일자리 모델을 구축하고자 하고 있었다. 두 번째는 ‘전기차’로, 관내 대학인 아주자동차대학에 올해부터 스마트전기에너지학과를 신설하여 향후 에너지산업 재편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산관학 협력 네트워크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러나 “보령지역내 연구기관이 전무한 상태에서 학과 신설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충남도내 혁신도시 유치와 관련 공공기관 이전 시 보령지역내 에너지 전문 연구기관을 유치해 지역의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보령의 전반적 인프라 구축을 강조하셨다. 생각해보니 당진의 경우 에너지센터도 있고 재생에너지 융복한 혁신벨트도 조성될 계획이 있지만 보령의 경우 떠오르는 에너지관련 연구기관이 없었다. 지역의 연구기관 유치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답변이었다.

보령에 에너지전환대응 TF팀이 신설된지 4개월정도라 아직 TF팀도 팀장님과 주무관님만 있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인터뷰를 하는 내내 보령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계시는 열정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팀장님도 더욱 긍정적인 시민의식 전환을 위해 에너지 서포터즈와 같은 프로그램, 홍보사업도 필요하다고 하셔서 첫째날 생각했던 노동계 관심제고 방법과 더불어 같이 솔루션으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답사를 마치며

네 명이 답사일정을 함께하지 못한 것과 당진 현장답사를 가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매일 밤 Zoom을 통해 서로의 인터뷰를 공유하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있어 잠시나마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당진팀과 공유 회의를 하면서 당진과 보령의 에너지 전환을 대하는 생각, 분위기의 차이를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보령시는 화력발전 폐쇄시기가 비교적 가깝기도 하고 석탄화력발전이 중심산업인데 반해 당진시는 화력발전이 당진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 육성하고 있는 다른 산업들이 많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현장을 다녀와보니 이런 차이들이 느껴져 범위설정에 있어 고민이 되지만, 현장답사 및 그 외 인터뷰들, 그리고 추가 조사를 바탕으로 팀원들과 함께 많이 대화해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찾는 것을 집중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어떤 답을 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과정도, 결과도 많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