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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12차 전기본 데이터센터용 전력 11.9GW 선반영, ‘ 빈 껍데기 수요’ 전면 재검토하라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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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신: (사)에너지전환포럼
배포일시: 2026. 8. 26. (수)



12차 전기본 데이터센터용 전력 11.9GW 선반영, 

‘ 빈 껍데기 수요’ 전면 재검토하라

 -1단계 우선 검토 대상의 88%가 임차인 미확정된 임대형... 

무분별한 반영은 화력발전 확대와 막대한 국민 부담 초래 우려


• 제12차 전기본 우선검토 대상 8.4GW 중 7.4GW(88%) 임대형 콜로케이션, 최종 임차인도 확정되지 않아

• 확정수요 가려낼 규칙 없이 데이터센터 최대전력 수요 전기본에 반영해서는 안 돼

• 불확실한 수요 근거로 발전소와 전력망 건설하면, 좌초자산에 따른 비용은 국민이 부담 

• 발전사업자가 데이터센터 셀프수요 만들고, 그 수요가 기존 화력발전 유지나 신규 화력발전 근거가 되도록 해서는 안 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수요 재전망 공개토론회에서 정부는 2040년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를 기존 추세 전망 대비 전력소비량 84.9TWh, 최대전력 11.9GW만큼 추가 반영하는 잠정안을 제시했다. 데이터센터 추가 수요만으로도 국가 전력 수급 및 발전설비·전력망 계획 전체가 흔들릴 수 있을 만큼 막대한 물량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전기본에 우선 검토되는 1단계 물량 8.4GW 중 88%에 달하는 7.4GW가 최종 이용자조차 정해지지 않은 ‘임대형(콜로케이션) 사업’이라는 점이다. 주요 사업자들은  부지와 전력망부터 선점해 놓고 고객이 구해지면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수요자도 없이 국가 전력망부터 가로채는 빈껍데기 수요를 국가가 수십 년간 책임질 장기 수요로 둔갑시켜서는 안 된다.

그러나 현재 정부에는 어떤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정수요로 인정할지에 관한 기준과 규정이 없다. 부지, 인허가, 자금조달, 임차계약, 앵커테넌트, 착공, GPU와 서버 발주 가운데 무엇을 어디까지 확인할지에 대한 규칙이 마련돼 있지 않다. 실제 입주율과 단계적 가동, 피크시간 감축, 에너지저장장치와 자체조달을 어떻게 수요에 반영할지, 사업이 지연·취소되거나 사용량이 예상보다 낮을 때 언제 수요를 감액하고 접속용량을 회수할지에 대한 기준도 없다.

검증 기준조차 없이 제시된 11.9GW라는 숫자를 국가가 수십 년간 공급 책임을 질 확정수요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 먼저 명확한 확정수요 검증 기준을 수립하고, 그 기준을 엄격히 충족한 물량만 단계적으로 전기본에 반영해야 한다.

에너지전환포럼은 AI 산업 발전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 구축과 미래 수요에 대비한 선제적 계통 계획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확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의 사업 계획을 국민이 장기간 위험을 떠안을 수 있는 확정수요로 성급히 인정하는 데 있다.


❏  불확실한 수요를 확정하면 좌초자산과 국민부담 커져

제12차 전기본에 반영하려는 데이터센터 계획이 예정된 장소, 시기, 규모에 맞춰 가동될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 데이터센터의 단순 접속·계약 용량과 장기간 유지될 실제 최대전력 간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계획 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콜로케이션(임대형) 사업은 최종 임차인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력과 부지부터 먼저 확보하고, 준공 후 서버와 GPU를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반입하는 구조여서 불확실성이 극대화된다.

사업 진행 방식의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량을 결정하는 핵심 IT 장비의 교체 주기 역시 매우 짧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분석에 따르면 AI 반도체와 AI 서버의 경제적 수명은 2~3년 수준에 불과하며, 데이터센터는 최신 GPU와 고효율 서버에 대한 지속적인 재투자가 필수적인 구조다. 이는 현재 설치·계획되는 장비의 효율과 전력 사용 패턴이 2040년까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제로 장기 최대전력을 확정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데이터센터 사업 추진과 핵심 장비 양쪽의 불확실성이 대단히 큰데도 이를 전기본의 기준수요로 반영한다면, 해당 수요를 믿고 건설한 발전소와 송전망은 수십 년간 국가적인 부담으로 남게 된다. 시장 상황 변동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이 지연·축소·취소되거나 실제 입주율과 전력 사용량이 전망치에 미달할 경우, 전기본에 기반해 신설된 발전·송전 설비는 거대한 좌초자산(Stranded Assets)으로 전락하게 된다.

결국 사업의 이익은 민간 기업이 사유화하면서, 불확실한 수요 예측이 초래한 인프라 좌초자산화의 리스크와 비용은 국민이 전적으로 떠안는 불공정한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 국내 AI산업발전을 위한 데이터센터와 임대형 데이터센터는 구분해야 - 우선검토 1단계 8.4GW 중 7.4GW(88%)가 콜로케이션

이번 전기본에 반영하려는 우선검토 사업 중 7.4GW(전체의 88%)는 임대형 콜로케이션 사업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A기업(약 5GW)은 향후 확보되는 고객 수요와 전력·부지·인허가 상황에 맞춰 사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며, B기업(약 2.4GW) 역시 협력할 글로벌 사업자를 물색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는 사업의 추진과 증설이 실제 최종 고객 확보 여부에 연동되어 있어, 이용자가 확정되지 않은 민간 임대용 물량이 국가 장기 전력수요에 그대로 포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콜로케이션은 전력·건물·냉각·통신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뒤 국내외 기업에 공간과 전력을 임대하는 사업 모델이다. 따라서 콜로케이션 데이터센터가 늘어난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AI 연산 능력이나 주권적 서비스 역량이 그에 비례해 커지는 것은 아니다.

최종 임차인이 해외 빅테크나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이고 주요 GPU와 서버의 소유권 역시 해당 기업에 있다면, 국내에는 전력, 용수, 토지 제공에 따른 부담과 인프라 리스크만 남고, 핵심 연산 자원과 서비스 수익은 해외로 귀속된다. 미국 학계 및 정책 연구에서는 AI 산업의 부와 통제권은 글로벌 중심국가와 기업에 집중되는 반면, 전력 집약적 데이터센터의 환경·사회적 부담은 인프라 제공 지역에 남는 비대칭 현상을 ‘AI 식민주의(AI Colonialism)’라 지칭하기도 한다. 외국기업의 투자나 콜로케이션 사업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비용과 편익의 심각한 비대칭이 한국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우려가 크므로 사업의 실체를 사전에 반드시 엄격하게 검증해봐야 한다.


❏ 발전사업자가 만든 셀프 데이터센터 수요, 화력발전 확대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돼

이번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주요 개발 주체 중에는 LNG 및 석탄 발전 자산을 보유한 기업집단이 포함되어 있다. 에너지 기업이 데이터센터 사업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가 입지할 경우, 장거리 송전망 건설 부담을 줄이고 전력 손실을 낮추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일한 기업집단이 화석연료 발전 사업과 대규모 콜로케이션 데이터센터 개발을 동시에 수행한다면, 이는 별도의 엄격한 이해관계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다. 데이터센터가 기존 화석발전 자산의 가동률과 수익성을 유지·확대하기 위한 '인위적 수요처'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데이터센터를 민간 LNG 발전의 새로운 수요처로 제도화하려는 시도가 존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 업계는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민간 LNG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PPA(전력구매계약) 특례를 추진한 바 있다. 해당 조항은 「 AI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에 포함되어 법률의 국회 상임위 심사 단계까지 포함되었으나, 계통 운영 및 제도 형평성 논란 끝에 최종 법안에서는 제외되었다. 이는 데이터센터와 민간 LNG 발전을 직접 연결하려는 구상이 단순한 우려가 아닌 실제 입법 절차까지 진행되었던 명백한 사실임을 보여준다.

데이터센터 수요 확보를 명목으로 신규 LNG 발전소가 신설되거나, 가동률이 떨어진 기존 석탄·가스발전의 운전 기간이 연장된다면 국가 AI 산업 정책과 탄소중립 정책은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 추가적인 화석연료 발전과 온실가스 배출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방해하고, 우리 기업들의 RE100 이행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정부는 이 막대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진정한 국가 AI 경쟁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화석연료 발전사업자가 자사 전력의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콜로케이션 사업을 추진한 것인지 엄격히 구분하여 심사해야 한다. 기후위기 주범인 화석연료 사업자의 ‘셀프 수요 창출’ 구조를 국가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정당화해 주는 일은 결코 허용되어선 안 된다.


❏  한국은 모든 대규모 전력수요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해서는 안 돼

한국은 대규모 전력수요를 무제한으로 수용하기 어렵다. 좁은 국토에 인구와 산업, 발전시설과 송전망이 고도로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토 면적 대비 원전 밀집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석탄발전 역시 OECD 최고 수준의 밀집도를 기록해 왔다. 그 과정에서 발전소와 송전선로가 위치한 지역 사회의 환경·안전 부담과 수많은 지역 갈등이 오랫동안 누적되어 왔다.

여기에 향후 산업·수송·건물의 전기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도 대규모 전력망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협소한 국토 여건상 전력망 확충이 타국에 비해 대단히 어렵다는 우리의 냉정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또한,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주체는 데이터센터뿐만이 아니다.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대한민국 실물 경제와 수출을 책임지는 첨단 제조업 역시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한정된 전력망 여력과 청정전력을 검증되지 않은 ‘허수의 데이터센터 수요’가 먼저 선점해 버린다면, 정작 국가 산업 경쟁력을 이끄는 국내 핵심 제조기업들은 계통 접속이 불가능해지거나 가혹한 RE100 이행 비용을 떠안게 된다.

한정된 계통 여력과 청정전력을 둘러싼 경합이 심화되는 만큼, 제12차 전기본의 수요는 엄격히 검증된 필수 수요만을 선별하여 반영해야 한다. 국토 제약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무분별한 수요 확대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가혹한 사회적 비용과 산업적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해외는 데이터센터 부담이 커지자 입지, 청정전력, 비용책임 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이러한 우려는 해외에서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시민들의 판단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Heatmap Pro와 Embold Research 조사에서 거주지역 인근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는 ‘25년 8월 42%에서 ‘26년 5월 70%, ‘26년 8월 75%까지 상승했다. 1년 만에 3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전기요금 상승, 전력망 부담, 물 사용, 비상발전기의 대기오염, 소음과 생활환경 훼손, 토지 이용, 지역에 돌아오는 경제적 편익에 대한 의문이 누적된 결과다. 이런 변화는 실제 규제로 이어지고 있고,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뉴욕은 50MW 이상 데이터센터의 신규 개발을 중단시키고, 행정명령으로 "전력계통 보강 비용을 일반 주민이 부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텍사스도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비용부담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 비중이 높은 아일랜드는 ‘25년 12월 확정한 신규 접속정책에서 데이터센터에 최대수요에 상응하는 발전·저장설비 확보를 의무화했다. 나아가 연간 전력사용량의 80% 이상을 기존 시장의 전력을 분배받는 것이 아닌, 신규 조달을 통한 '추가성' 있는 재생에너지로 직접 조달하도록 규정했다. 네덜란드 역시 국토와 에너지의 희소성을 이유로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입지와 규모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토지와 전력 대비 사회·경제적 편익이 충분한지를 심사하여 제한 된 지역에만 입지를 허용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도 데이터센터로 신규 재생에너지 PPA 체결과 백업 전원·장기 계약 조달을 의무화했다.

미국과 유럽·호주가 데이터센터의 전력망·전기요금·물·토지·환경 부담에 대응해 입지와 추가 청정전력 조달, 계통책임, 원인자 비용부담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12차 전기본에 수요부터 반영할 것이 아니라 엄격한 책임 기준을 먼저 마련하고 이를 충족한 수요만 단계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이에 정부에 다음 5가지를 요구한다.

1.    확정수요 인정 기준 마련: 부지, 인허가, 임차계약, 자금조달 등 확정성을 검증할 엄격한 기준을 수립하라.

2.    순확정 피크 수요 반영: 피크 감축 능력, 자체 에너지 저장(ESS) 및 자체 전력 조달을 차감한 '순 확정 피크'만 전기본에 단계적으로 반영하라.

3.    수요 성격별 구분 평가: 소버린 AI 수요와 국내 통제권 및 산업적 편익이 적은 콜로케이션 수요를 엄격히 구분하여 평가하라.

4.    전원조달 및 화석연료 연계 심사: 데이터센터별 전력 조달 계획을 심사하고, 기존 화석연료 발전소의 수명 연장이나 신규 건설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차단하라.

5.    원인자 부담 원칙 적용: 데이터센터 신규 진입으로 발생하는 추가 전력망 투자 비용과 사업 위험은 원인자가 직접 부담하는 기준을 수립하라.


2026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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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에너지전환포럼, info@energytransitio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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